꽃앓이다. 씨앗을 뿌리면서 부터 시작된다. 싹은 언제 돋아나는지, 하루에 얼마나 크는지, 꽃봉우리는 언제 맺히는지, 아침이슬을 이는지, 비 무게는 견딜 수 있는지, 바람이 불때는 얼마만큼 고개를 숙이는지 혹여 가뭄에 목은 마르지는 않는지?.
꽃봉우리가 맺히고 나서부터는 키만 키우고 부실해 보이는 꽃대가, 무게를 더하며 자꾸만 부풀어 가는 꽃붕우리가, 벌어지는 꽃봉우리에서 어떤 색깔이 나올지, 활짝 핀 꽃은 며칠이나 갈지, 맺힌 씨방엔 꽃씨가 얼마나 담기는지?.
다?. 뿌리 내린 자리를 의지해 감당할만큼씩만 스스로를 키 키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 맺는다는 것을 알지만 매번 잊고서 신비롭다는 눈길을 보낸다.
씨앗에서 발아한 애기도라지가 절정에 이르기 직전이다. 꼭 다문 꽃잎이 마치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고픈 표정이다. 물려받은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숙명이다. 기다린 이의 마음을 아는지 눈맞춤으로 화답한다.
다음 생은 따로 있지 않고 오늘 이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내게 왔나 보다. 어제와 내일이 오늘 이 순간에 공존한다. 미래가 궁금하거든 오늘의 나를 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