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10여년 전, 시골로 이사오던 즈음에 이 꽃이 유행이었다. 대규모로 가꾸어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면서 꽃 피는 시절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주인공이었다. 가을이면 쑥부쟁이와 더불어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어 친근한 꽃이다.
 
처음 꽃대가 올라올 때는 분홍빛이 도는 흰색이지만 개화하면서 흰색으로 변한다. 사그러지는 늦가을 서리에 사그러지는 모습이 안쓰럽다. 향기가 좋아 관상용으로 쓰이고, 꽃은 식용하며, 전초는 약재로 쓰인다. 두루두루 고마운 식물이다.
 
안도현 시인이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구분 못하는 너하고는 절교라는 선언을 했지만 막상 구절초 집안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구절초는 울릉국화, 낙동구절초, 포천구절초, 서흥구절초, 남구절초, 한라구절초 등 그 종류만도 3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양지바른 곳 또는 반그늘의 풀숲 등 환경에 구애됨이 없이 잘 자란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가볍게 날아오를듯 한 모습이 마치 꽃말인 '가을 여인'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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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다시 느티나무가

고향집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가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니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 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신경림 시인의 시 "다시 느티나무가"다. 출근길 눈맞춤하는 느티나무를 다시 본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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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있어 다행이다
폰카로 보는 개기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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何必絲與竹 하필사여죽
山水有淸音 산수유청음
무엇 때문에 실과 대나무가 필요하겠소
산수 속에 맑은 음악이 있는데

*중국 진나라 때의 시인 좌사의 '초은招隱'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한다. 실絲은 현악기를 대나무竹는 관악기를 이르는 말이다.

전해오는 말에 중국 양나라의 소명태자가 어느 날 뱃놀이를 하게 되었는데 그를 따르던 문인 후궤라는 사람이 아첨하여 말하기를 "이만한 뱃놀이에 여인과 음악이 없어서야 되겠습니까?"라고 하자 소명태자는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좌사의 이 시구절만 읊었다고 한다.

볕 좋은 날 푸른 하늘 가운데 하얀구름 떠가고 바람따라 흔들리는 나무가지의 끊어질듯 이어지는 춤사위와 솔바람 소리에 화답하는 새 소리 들리는데 더이상 무엇을 더하여 자연의 소리에 흠뻑 빠진 감흥을 깨뜨린단 말인가.

거미줄에 걸린 낙엽이 느긋하게 바람에 의지하여 리듬에 몸을 실었다. 위태로움 보다는 한가로움에 주목한다.

산을 넘어오는 바람에 단풍보다 더 붉은 마음이 묻어 있다. 가을가을 하고 노래를 불렀던 이유가 여기에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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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홍
이게 무슨꽃? 글쎄요~
꽃 좋아하는 것을 아는 이들이 종종 물어본다. 산들꽃에 주목하다보니 원예용으로 키우는 꽃들은 도통 모르겠다. 내 뜰에는 제법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있지만 이름을 아는 것은 내가 심었거나 오래보아 이미 익숙한 것 이외에는 잘 모른다. 꽃에게도 편애가 심하다.
 
구슬 모양의 꽃이 달렸다. 핀듯 안핀듯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간혹 눈길을 주기도 한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계속된다고 하여 천일홍이라고 한다. 흰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이 있으며 독특한 모양에 주목하여 화단에 주로 심는다. 토방 아래 나무데크 앞에 여름 내내 눈에 밟히던 꽃이다.
 
다양한 원예종을 들여와 정성을 들이는 것에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안주인의 취향이니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때론 이건 아닌듯 싶을 때도 있다. 그렇더라도 겨우 퇴근해서야 보는 뜰이니 나로서는 별도리가 없다.
 
꽃의 색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은 성질 때문일까. 불전을 장식하는 꽃으로 애용되어 왔다고 한다. 불변, 매혹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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