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다시 느티나무가

고향집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가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니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 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신경림 시인의 시 "다시 느티나무가"다. 출근길 눈맞춤하는 느티나무를 다시 본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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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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