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쑥부쟁이
머리 속으로 상상을 펼친다. 사방이 탁틔인 넓은 벌판에 보라색 꽃이 만발하여 바람따라 흔들거리는 모습을. 제주 바다와 만남을 횐상으로 바꿔준 꽃이다.
보라색으로 피는 꽃이 멋지다. 쑥부쟁이의 한 종류로, ‘갯’이 붙은 것은 바닷가에 산다는 뜻이다. 바위틈이나 절벽, 벌판일지라도 발딛는 곳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펼친다.
낮게낮게 몸을 움츠렸지만 곱고 신비로운 속내는 숨기지 않았다. 꽃 세상으로 초대에 기꺼이 응하는 마음이다. 다시 그곳에 서는 날이 있다면 이 꽃이 만발한 그때가 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