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꿩의다리
가야산 정상으로 향하는 힘겨운 발걸음이 멈추는 곳이 있다. 바위틈에 자리잡고 힘겹게 올라온 이들을 반기는 무리들이 있는 곳이다. 스치는 바람을 핑개로 온몸을 흔들며 인사를 건넨다. 가야산을 오르는 이유 중 솔나리나 네귀쓴풀을 보고 싶은 것이 먼저지만 은근히 이 꽃이 펼치는 꽃세상이 궁금한 이유도 한몫 한다.

꿩의다리란 이름은 꽃대가 꿩의 다리처럼 날씬한데서 유래 된 이름이라고 한다. 자주꿩의다리는 자주색 꽃이 피는 꿩의다리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은 초여름 흰빛이 도는 자주색이고 수술대는 끝이 방망이 같으며 자주색이고 꽃밥은 긴 타원형으로 자주색이다.

'꿩의다리'는 꽃과 잎의 모양과 꽃의 색깔 등으로 구분하는데 금꿩의다리, 은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좀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산꿩의다리, 발톱꿩의다리 등 10여종이 있다. 모두 그것이 그것 같아 구분하기 어렵다.

가녀린 꽃대와 꽃이 연약해 보이지만 결코 연약한 것이 이니다. '순간의 행복', '지성'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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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떡풀
보러가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짐작도 못한 곳에서 의중에 있던 꽃을 만나면 그 순간의 모든 것이 특별하게 기억된다. 윗 지방에서 꽃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언젠가는 볼 날이 있겠지 하며 마음 한구석에 접어두었던 꽃을 만났다.

바위떡풀, 참 독특한 이름이다. 바위에 떡처럼 붙어 있다고 붙여진 이름 일까. 산에 있는 바위틈이나 물기가 많은 곳과 습한 이끼가 많은 곳에 산다. 바위에 바짝 붙어 자라며 한자 大자 모양으로 흰꽃이 핀다. 이때문에 '대문자꽃잎풀'이라고도 한다.

가까운 식물들로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지리산바위떡풀'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털바위떡풀'이 있다고 한다. 구분하지 못하니 봐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좀처럼 꽃을 못보다가 꽃진 후 모습으로 만났던 식물이다. 꽃도 꽃이지만 잎에 주목한 덕분에 알아볼 수 있었던 꽃이다. 바위에 붙어 독특한 잎 위로 피는 자잘한 흰꽃이 무척이나 귀엽다. '앙증'이라는 꽃말이 저절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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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춘 걸음이 한동안 움직일 줄을 모른다.

절묘한 지점에서 눈에 들어와 마음까지 붙잡혔다.

무엇을 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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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바위솔
작디작은 것이 바위에 의지해 터전을 꾸리고 순백의 꽃을 피운다. 지나가는 바람과 안개가 겨우 인사를 건네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난쟁이바위솔'은 작고 바위에 붙어 살며 잎 모양이 솔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개가 많은 깊은 산의 바위틈에서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작고, 잎은 줄기 끝에 모여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꽃은 흰색과 연분홍색이다. 이 식물은 안개에서 뿜어주는 습기를 먹고 살아가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끼지 않는 곳에서는 꽃이 연분홍색으로 자라며 잎의 특성상 푸른색도 옅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수분이 많아지면 잎의 푸른색이 돌아오고 꽃도 흰색으로 된다.

꽃을 피워 스스로를 드러내고 그것으로 다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사람 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척박한 환경에서 날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듯 '근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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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酒飮敎微醉後 미주음교미취후

好花看到半開時 호화간도반개시

좋은 술 마시고 은근히 취한 뒤

예쁜 꽃 보노라, 반쯤만 피었을 때

*중국 송나라의 학자 소옹邵雍이 읊은 시다. 은근함과 기다림에 주목한다.

햇살 품은 꽃봉우리가 곱게도 열린다. 꽃문을 열개하는 것이 빛일까 온도일까. 서툰듯 수줍게 속내를 보이지만 허투른 몸짓이 아니라는 듯 야무지다.

대개는 화양연화의 순간을 꿈꾸기에 만개한 꽃에 주목한다. 결과의 달콤함을 얻기 위해 서둘러 만개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알까. 피고 나면 지는 일만 남는다는 것을ᆢ.

이제는 안다.

꽃 피고 지는 모든 과정이 화양연화인 것을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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