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시린 차가움으로 가슴을 움츠리지만 싫지는 않다. 매운 겨울이 있어야 꽃 피는 봄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를 두고 "1년 처럼 긴 하루을 얻어 그것에 몰입 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을 갖는다. 몰입하는 과정이 주는 깊고 넓은 위로를 안다.

오늘을 살게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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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숫눈 앞에서

망설인다.

내일도 그럴 수 있기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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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나선 길이다.

누구의 안부를 묻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마음 앞에 두손을 모았다. 서로 비슷한 이가 서로를 돌보는 것, 자연의 이치가 아닌가.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과정의 반복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살아보니 그렇더라는 이웃집 어른의 한마디다. 자신을 지겼고 이웃을 지켰으며 공동체를 지탱했다.

내일의 아침도 이와같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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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
매화 피어 봄을 알리듯이 계절의 흐름을 알게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른 봄부터 꽃을 찾아 산과 들로 꽃놀이하던 꽃쟁이들이 한해 꽃놀이의 마지막이나 마찬가지인 발걸음을 부르는 꽃이 있다. 이 꽃 피는 것을 신호로 긴 휴면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들 한다.

여리디여린 줄기를 쑤욱 올려서 그 끝에 하얀색의 꽃을 피운다. 세개의 꽃잎이 모여 피어 하나의 꽃으로 보인다. 작아서 지나치기 쉽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눈에 잘 보인다. 붉은 색을 띤 세개의 수꽃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좀'이라는 의미는 '작다'에 있을 것으로 '취'는 나물로 쓰였다는 것을 이해한다. 줄기 아랫쪽에 돌려나는 여러장의 자잘한 잎이 있다. 좀딱취는 화피가 벌어지지 않고 꽃봉오리인 채로 자가수분과 자가수정에 의해 결실하는 폐쇄화가 많아 여러 개체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발길 닿는 곳에 소풍가듯 한가롭게 걷다 만나는 꽃이 정답다. 여리면서도 강인한 인상으로 다가온 좀딱취의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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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유

발길이 닿는 숲 언저리에 자주빛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가을이 무르 익어간다는 신호로 받아 들인다. 까실한 가을 볕을 한껏 품고 속내를 드러내는 빛이 곱기만 하다. 한가로운 산길에 느린 발걸음을 더 더디게 하는 꽃이다.

분홍빛이 나는 자주색의 신비로움에 감미로운 향기까지 놓치기 아까운 가을 꽃이다. 꽃이 줄기의 한쪽 방향으로만 빽빽하게 뭉쳐서 핀 독특한 모양이다. 무리지어 혹은 혼자 피어 귀한 가을볕을 한껏 받고 빛나는 모습이 곱기도 하다.

꽃향유는 향유보다 꽃이 훨씬 더 짙은 색을 띠어서 꽃향유라고 부른다고 한다. 향유와 비슷한 꽃으로는 백색의 꽃이 피는 흰향유가 있고, 꽃이 크고 훨씬 붉은 꽃향유, 잎이 선형인 가는잎향유, 꽃차례가 짧으며 잎 뒷면에 선점이 있는 좀향유 등이 있다. 구분이 쉽지 않다.

붉은향유라고도 하는 꽃향유에는 여물어가는 가을 숲의 성숙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곱게 나이든 여인네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조숙', '성숙'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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