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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중나리
여기저기서 피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내가 사는 근처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하소현 했더니 불쑥 나타났다. 초여름의 숲에서 붉디붉은 미소를 건넨다. 붉은 속내를 보이는 것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왕지사 얼굴 붉혔으니 하늘 봐도 될텐데?
 
'털중나리'는 산과 들의 양지 혹은 반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며 위쪽에서 가지가 약간 갈라지고 전체에 잿빛의 잔털이 있다.
 
꽃은 6~8월에 황적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달려 핀다. 안쪽에 검은빛 또는 자줏빛 반점이 있다.
 
풀 전체에 털이 덮여 있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에 '털중나리'라고 한다. 뒤로 젖혀진 꽃잎 중간까지 점이 있고 줄기에 주아의 유무로 참나리와 구분하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한국특산식물이고 환경부지정 희귀식물이다.
 
봄꽃이 지고 나서 여름꽃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알려주는 듯 나리꽃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핀다. '순결', '존엄', '진실'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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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개승마
때맞춰 보지만 그렇다고 딱히 주목해서 갈무리하지도 않는다. 같은 시기에 피는 다른 꽃에 밀리기 때문이다. 꽃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닌 것은 어쩔도리가 없다.
 
노고단을 오르며 수없이 만나는 꽃이다. 무리지어 핀 모습도 홀로 피어 숲에 불을 밝히듯 환하게 웃는 모두 넉넉함을 주기에 그 풍성함이 좋다.
 
"채취한 어린 순을 말린 것은 ‘삼나물’로 불리며 식용에 쓰이는데, 삼나물이라는 이름은 인삼처럼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고 잎 모양이 삼을 닮아서 붙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물로 먹는다기에 지난 봄 뜰에 심었는데 다른 것에 가려서 꽃도 보지 못했다. 자두나무 그늘 아래 텃밭으로 옮겨야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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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덩굴
언제나 볼 수 있을까 싶었다. 같은 때 그 길을 수차례 걸었는데 보지 못하다 올해서야 눈맞춤 한다. 길가 바위를 의지해 덩굴을 뻗고서 손짓 하고 있었다.
 
종덩굴, 생긴 모양에서 이름을 얻었으리라. 덩굴성나무로 아래로 향해 꽃문을 살포시 열었다. 검은빛이 있는 자주색으로 피는 꽃이 무심한듯 피었다.
 
노고단을 오르며 여러개체를 보았던 세잎종덩굴과는 느낌이 다른다. 다른 색으로 피는 까닭이겠지만 더 강한 인상이다.
 
옹색하게 자리잡았지만 그곳이 삶의 근거지이기에 어쩌랴. 어느날 어느 숲에서 또 무연하게 검종덩굴도 이렇게 만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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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참꽃나무
본 듯 싶은데 아닌 것도 같다. 무엇과 닮았다는 것은 그 무엇이 아니라는 의미다. 모르면 어떤가 눈에 들어와 눈맞춤하는 순간 내게 자리잡은 그 마음이 소중하다. 그렇게 또 하나의 식물을 알아간다.

지리산 세석평전 위 능선에서 만났다. 바위틈에 자리잡고 크지 않은 나무가 아주 작은 꽃을 피웠다. 흰참꽃나무는 지리산, 덕유산 및 가야산 등 남부 고산지역에서 자라는 흔치 않은 식물이라고 한다.

흰색의 꽃에 꽃술이 두드러지게 보여 더 눈길을 끈다. 2~6개의 꽃이 붙어서 핀다는데 대부분 2개씩 피어 있다. 작은 키의 나무에 녹색잎 사이에서 반짝이듯 핀 꽃이 앙증맞다는 느낌이다.

높은 곳에 올라 고생하며 보고 내려왔더니 등산로 입구 상가의 화단에도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다음에 또 만나면 반겨 이름 불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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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꽃'
낯선 숲길은 언제나 한눈 팔기에 좋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익숙한듯 하면서도 늘 새로운 생명들이 있어 숲을 찾는 이들을 반긴다. 같은 시기 같은 장소를 찾아온 이유다.
 
작은 꽃대를 곧추 세웠다. 반듯한 모습에서 알 수 없는 기품을 느낀다. 꽃봉우리를 만들어 자잘한 꽃들을 달아 주목받는다. 키도 작고 꽃도 작은 것이 홀로 또는 무리지어 피어 꽃대를 받치는 초록의 두툼한 잎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 어슬렁거리며 먹이를 찾는 그 새를 닮았다. 꽃의 잎과 잎맥 모양이 두루미가 날개를 넓게 펼친 것과 비슷해서 두루미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영낙없이 그 모습이다.
 
때를 기다려 올해로 네번째 찾은 세석평전 아래서는 마치 오기를 기다렸다는듯 반겨준다. 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를 닮은 것과는 달리 '화려함', '변덕'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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