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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모시대'
애써 두리번거리며 찾지 않아도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제 철을 맞은 꽃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다만, 자생지를 찾아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 붙는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오르는 길가에 많이 핀다.


여름 숲길에서 만나는 보라색의 향연 중 하나다. 풀숲에 그늘에서 고개를 쑤욱 내밀고 여러개의 꽃을 차례로 달았다. 다섯갈래로 갈라지는 종 닮은 꽃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차례차려 핀다.


도라지모시대는 뿌리는 도라지 꽃을 닮고 꽃은 모시대를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다.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비교적 높은 산에 산다. 비슷한 식물로 모시대가 있는데 구분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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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리'
여름 하늘에 무엇이 있을까. 익숙한 길이고 제법 사람도 많은 곳인데 봐주는 이는 드물다. 사람 눈길이야 받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테지만 나비나 벌도 없다. 무심코 올려다 보는 그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노고단 대피소 앞에서 만났다.


화려하고 강렬하다. 짙은 황적색 꽃잎의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있다. 곧장 하늘을 보며 핀다. 줄기에 어긋나는 잎이 조밀하게 달린다.


나리는 꽃이 어디를 향해 피느냐에 따라 구분한다. 땅을 보면 땅나리 하늘보면 하늘나리라식 식이다. 여기에다 줄기에 잎이 돌려나는 하늘말나리, 잎이 솔잎을 닮은 솔나리, 주근깨 투성인 참나리, 털중나리, 중나리 등이 있다.


대표적인 여름꽃이 산과 들에 피는 나리들이다. 야생에 피는 꽃을 보는 즐거움을 대변하듯 하늘나리의 꽃말은 '길들여지지 않음', '변치 않는 귀여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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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오줌'
만나고 싶은 꽃소식을 듣고 낯선 숲에 들었다. 가면 볼 수 있을거란 섯부른 판단이 몸 고생을 자처할거라는 후회는 늘 나중의 일이 된다. 산 중턱으로 잘 가뀌진 산책로엔 나무데크만 더딘 발걸음을 붙잡았다. 그곳에서 만난 유일한 꽃이다.


연분홍 꽃이 봉우리를 만들었다. 여러 갈래로 난 꽃가지들이 한곳에 뭉쳐나 커다란 꽃차례를 형성하여 전체 모양이 글씨쓰는 커다른 붓같기도 하다. 미세한 털이 빽빽하게 붙어 있는듯 보여 볼 때마다 손으로 쓰다듬어 본다.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지린내가 나서 노루오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오줌 냄새를 내는 이유는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서겠지만 뿌리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 확인은 못한다. 꽃봉우리가 숙여지는 겉모습으로 구분되는 숙은노루오줌도 있지만 이렇게 따로 구분이 필요할까 싶다.


초여름 숲에서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 의미를 부여하는 말이 많은 것은 그만큼 친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약 없는 사랑', '붉은 설화', '정열', '연정' 등 다양한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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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풀'
이때 쯤 그곳에 가면 무엇이 있음을 아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꽃보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무턱대고 찾아가 헤매다 결국 보지 못하던 때를 지나고 이젠 내 나름의 꽃달력을 만들었으니 헛탕치는 일은 많지 않다. 여전히 미 완성된 꽃달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촘촘해져 간다.


여러 '그곳' 중에 하나인 그곳에 가면 볼 수 있다. 그곳의 주 대상은 노랑물봉선이지만 그보다 앞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대상이다.


연노랑의 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피었다. 다섯장의 꽃잎을 활짝 펼치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바짝 붙었지만 아랑곳 않고 핀다. 줄기 끝에 모여 피어 스스로를 드러내는데 유리한 모습이다. 이런 꽃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좁쌀풀은 노란색의 작은 꽃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좁쌀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좁쌀에 비교하지만 그것보다는 크다.


키큰 풀숲에 숨은듯 피지만 경사지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본 꽃은 한창 부풀어 오른 꿈을 키워가는 마음을 담은듯 하다. '잠든 별', '동심'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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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채'
조그마한 뜰에 다양한 사연을 안고 여러 종류의 식물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언제 어디에서 왔는지 또렸하게 기억되는 것이 대부분이나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불쑥 키를 키워 제 영역을 확보한 범부채는 섬진강 어느 곳에서 왔다.


황적색 바탕에 붉은 점이 무수히 박혔다. 꽃잎에 나 있는 이 붉은색 얼룩무늬가 호랑이 털가죽처럼 보이고 처음 싹이 나면서부터 질서 있게 퍼지며 자라는 잎의 모양이 부채꼴 같다 하여 범부채라 불린다.


매일 새롭게 피는 꽃은 그날로 시들고 다음날 다른 꽃이 피어나는데 감촉이 부드러운 가죽처럼 매끄럽다. 꽃이 질때는 세끼를 꼬듯 말리는 것이 독특하다.


수고로움으로 꽃을 피우고도 하루만에 지고마는 것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정성 어린 사랑'이라는 꽃말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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