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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떡풀'
보러가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짐작도 못한 곳에서 의중에 있던 꽃을 만나면 그 순간의 모든 것이 특별하게 기억된다. 윗 지방에서 꽃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언젠가는 볼 날이 있겠지 하며 마음 한구석에 접어두었던 꽃을 만났다.


활짝 핀 꽃은 아니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잎 때문이다. 바위에 바짝 붙어 자라며 한자 大자 모양으로 흰꽃이 핀다. 꽃도 꽃이지만 잎에 주목한 덕분에 알아볼 수 있었던 꽃이다.


바위떡풀, 참 독특한 이름이다. 바위에 떡처럼 붙어 있다고 붙여진 이름 일까. 산에 있는 바위틈이나 물기가 많은 곳과 습한 이끼가 많은 곳에 산다.


가까운 식물들로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지리산바위떡풀'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털바위떡풀'이 있다고 한다. 이 개체도 지리산에서 본 것이니 지리산바위떡풀일까. 구분하지 못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바위에 붙어 독특한 잎 위로 피는 자잘한 흰꽃이 무척이나 귀엽다. '앙증'이라는 꽃말이 저절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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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잔대'
꽃 핀다는 소리가 들리면 해마다 서너차례 같은 곳을 걷는다. 몇개의 산 모퉁이를 돌고 나면 저절로 발걸음이 멈추는 곳, 빠르거나 늦거나 하여 꽃이 보이지 않더라도 꽃과 함께 기억되는 공간이다. 아는 사람만이 누리는 멋이고 맛이다.


길다란 종 모양의 꽃이 가지를 돌면서 층을 이루고 핀다. 연보라 색이 주는 신비로움에 길게 삐져나온 꽃술이 이채롭다. 삐져나온 암술을 잡고 흔들면 곱디고운 소리가 날듯도 싶지만 매번 생각뿐이다.


잔대가 층을 이루며 핀다고 해서 층층잔대라고 한다. 잔대, 금강잔대, 나리잔대, 톱잔대, 털잔대, 두메잔대, 당잔대, 가는층층잔대 등 잔대 집안도 식구가 많다. 몇가지는 실물을 봤으나 여전히 구분이 어려운 식물의 세계다.


노고단 오르는 기회가 있으면 늘 그곳을 서성인다. 양쪽 몇개체들이 해마다 잊지않고 얼굴을 보여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뿌리가 약재로 사용되어 '감사', '은혜'라는 꽃말을 붙인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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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꿩의다리'
뜰 구석구석어 갖가지 사연으로 들어온 꽃이 피고 진다. 그 꽃은 사람으로 기억되기에 꽃마다 각기 다른 감정이 얻힌다. 쉽게 볼 수 없는 꽃을 나눔하는 꽃처럼 향기로운 그 시절의 마음이 오랫동안 머물러 피었다 지기를 반복할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내 뜰에 들어와 두번째 꽃을 피웠다.


연한 자주색 꽃받침이 제법 크다. 이 꽃받침을 배경으로 노랑꽃술이 부풀어 오른다. 색의 조화가 서로 잘 어울려 한층 빛나는 꽃이다. 꽃술이 노랗게 생겨 마치 금색꿩의 다리와 닮았다는 의미에서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길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꿩의다리를 기본으로 꽃꿩의다리, 은꿩의다리, 산꿩의다리, 긴잎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등 종류가 많고 구분도 쉽지 않다. 뒷산에서 흔히 만나는 은꿩의다리는 올 여름 가뭄으로 부실했다.


금꿩의다리를 북한에서는 금가락풀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꿩의다리의 꽃말이 '순간의 행복'이라고 하나 꽃을 보는이의 마음에 전해지는 이미지가 더 중요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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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나리'
불갑사 가는 길 가장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길을 가다 이 꽃을 처음 만난날 우뚝 선 발걸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세상에 같은 꽃 하나도 없지만 어찌 이렇게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한동안 널 다시 보기 위해 숲을 다니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으로 눈맞춤 한다. 유래없는 가뭄과 무더운 여름을 건너 숲 속 그늘진 곳에서 곱게도 피었다. 당일치기 반야봉을 다녀온 긴 산행 끝에 자리를 옮겨 온전하게 핀 꽃을 만났다.

뻐꾹나리는 이름이 특이하다. 모양의 독특함 뿐만 아니라 색도 특이하다. 이 색이 여름철새인 뻐꾸기의 앞가슴 쪽 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뻐꾹나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름 붙인 이의 속내가 궁금하다.

뻑꾹나리라고도 부른다. 한번 보면 절대로 잊지못할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원히 당신의 것'이라는 꽃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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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알며느리밥풀'
이름 부르기가 늘상 어려운 것들이 있다. 분명 차이는 있지만 그것이 그것 같은 꽃들을 보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같이 놓고 비교하면 금방 아는데 따로보면 긴가민가 한다. 나에겐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이 며느리밥풀 집안이다.


"씨엄니 눈돌려 흰 쌀밥 한 숟갈 들통나
살강 밑에 떨어진 밥알 두 알 
혀끝에 감춘 밥알 두 알
몰래 몰래 울음 훔쳐 먹고 그 울음도 지쳐
추스림 끝에 피는 꽃 
며느리밥풀꽃"


*송수권의 시 '며느리밥풀꽃' 중 일부다.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 구박받던 며느리가 밥이 익었는지 밥알을 씹어보다가 그것을 본 시어머니에게 맞아 죽었으며, 새댁의 무덤에서 이 꽃이 피어나 며느리밥풀이라고 했다고 한다. 꽃에 전해지는 전설이 담겨있다.


우리나라에 사는 며느리밥풀속의 기본종은 '꽃며느리밥풀'로 꽃차례에 털이 적게 나며, 꽃싸개잎은 가장자리에 가시 같은 돌기가 적다. 이로부터 차이를 구별하여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꽃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털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에 애기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등 며느리밥풀속으로 분류되는 식물의 차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꽃 앞에서면 매번 미안하기만 하다.


이들 중에 흰꽃이 피는 것을 따로 구분하여 이름을 붙였다. 흰꽃이 피는 것으로는 '흰수염며느리밥풀'과 '흰알며느리밥풀' 두 종류가 있다. 보기 드물다고 하는데 덕유산과 지리산에서 연달아 보았다. '질투'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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