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잔대'
꽃 핀다는 소리가 들리면 해마다 서너차례 같은 곳을 걷는다. 몇개의 산 모퉁이를 돌고 나면 저절로 발걸음이 멈추는 곳, 빠르거나 늦거나 하여 꽃이 보이지 않더라도 꽃과 함께 기억되는 공간이다. 아는 사람만이 누리는 멋이고 맛이다.


길다란 종 모양의 꽃이 가지를 돌면서 층을 이루고 핀다. 연보라 색이 주는 신비로움에 길게 삐져나온 꽃술이 이채롭다. 삐져나온 암술을 잡고 흔들면 곱디고운 소리가 날듯도 싶지만 매번 생각뿐이다.


잔대가 층을 이루며 핀다고 해서 층층잔대라고 한다. 잔대, 금강잔대, 나리잔대, 톱잔대, 털잔대, 두메잔대, 당잔대, 가는층층잔대 등 잔대 집안도 식구가 많다. 몇가지는 실물을 봤으나 여전히 구분이 어려운 식물의 세계다.


노고단 오르는 기회가 있으면 늘 그곳을 서성인다. 양쪽 몇개체들이 해마다 잊지않고 얼굴을 보여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뿌리가 약재로 사용되어 '감사', '은혜'라는 꽃말을 붙인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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