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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꿩의다리

키 큰 풀이나 나무들의 잎으로 가려진 여름 숲의 반그늘이나 햇볕이 잘 드는 풀숲에서 자란다. 이른바 꿩들의 잔치가 벌어지는 여름숲의 특별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가느다란 꽃잎이 작은 꽃받침 위로 우산처럼 펼쳐지며 핀다. 하얀색이 기본이라지만 환경에 따라 붉은빛을 띄기도 한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은꿩의다리, 큰잎산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등 많은 종류가 있다. 꽃의 색이나 꽃술의 모양, 잎의 모양으로 구분한다지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식물을 대하다 보면 작은 차이를 크게 보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좁혀 보고 깊게 봐야 알 수 있는 세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꽃을 보며 사람사는 모습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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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리
여름을 대표하는 꽃은 당연코 나리꽃들이다. 내리쬐는 태양의 기운을 닮아 강렬한 기운을 전하고 있다.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다소 직관적으로 붙여진 이름으로 구분되는 나리꽃들이다. 꽃이 피는 방향에 따라 하늘나리, 중나리, 땅나리로 잎의 모양에 따라 말나리 등으로 다시 이를 서로 조합하여 부른다. 이 나리꽃들 중에 내가 사는 남쪽에서는 보기 힘든 꽃이 중나리나 하늘나리 등이다.

하늘나리는 백합과 백합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며 잎은 어긋나고 넓은 줄 모양이다. 꽃은 6~7월에 붉은색으로 피며 줄기 끝부분에서 위를 향해 핀다.

꽃보러 먼길 나선 길에 강원도 함백산 만항재를 찾았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반가운 하늘나리를 처음으로 만났다. 붉게 핀 꽃이 풀밭 속에서 여기저기 솟아 찾는 이와 숨바꼭질 하고 있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눈을 반짝이며 눈맞춤 한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보지 못했던 꽃들을 이렇게 만나서 목록에 추가한다. '변치않는 귀여움'이라는 꽃말처럼 주목받기에 충분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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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黃槿

제주도를 특별하게 기억하게 만드는 식물 중 하나다. 첫눈에 보고 반해 모종을 구했으나 추운 겨울을 건너다 깨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재주 좋은 벗이 씨앗을 발아시켜 나눔한 것을 소중히 키우고 있다.

깔끔하고 단정하며 포근하다. 이 첫 느낌에 반해 오랫동안 곁에 머물렀다. 연노랑의 색부터 꽃잎의 질감이 탄성을 불러온다. 바닷가 검은 돌로 둘러쌓여 아름답게 핀 모습이 꽃쟁이의 혼을 쏙 배놓았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황근'은 말 그대로 "노란 꽃이 피는 무궁화"다. 국화인 무궁화가 오래전에 들어온 식물이라면 황근은 토종 무궁화인 샘이다. 어딘지 모를 바닷가 검은 돌틈 사이에 제법 넓은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무궁화처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저버리는 하루살이라 꽃이라고 한다. 미인박명의 아쉬움은 여기에도 해당되는 모양이다.

두해의 겨울을 건너고 올 여름 드디어 꽃을 피웠다. 꽃 볼 날을 기다리는 시간은 길기만 하다고 했더니 그 마음을 알았나 보다. 다시, 내년 여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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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란'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 보았던 꽃을 올해는 북쪽으로 올라가서 만났다. 특별히 보호 받고 있다는 곳인데 찾는 이들을 위해 철망을 탈출한 녀석들의 마음 씀이 곱다.

흰색 바탕에 홍자색의 꽃이 황홀하다. 작지만 여리지 않고 당당하게 섰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이리보고 저리보고 위 아래 다 구석구석 훒는다. 이런 오묘한 색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잎이 없고 "자기 힘으로 광합성을 하여 유기물을 생성하지 않고, 다른 생물을 분해하여 얻은 유기물을 양분으로 하여 생활하는 식물"인 부생식물이라고 한다. 전국에 분포하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대흥란이라는 이름은 최초 발견지인 전남 대둔산의 대흥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봤다는 소식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그곳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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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각나무

꽃을 떨구고서야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아오른 나무는 그렇게 자신을 알리고 있다. 고개들어 한참을 바라봐도 보이지 않는 꽃이 툭! 하고 떨어지고 나서야 인사를 건넨다. 순백의 꽃잎에 노오란 꽃술이 다정하다.

껍질 무늬가 사슴(노, 鹿) 뿔(각, 角)을 닮았다고 노각나무이며 비단 같다고 비단나무라고도 한다. 줄기가 미끈하고 노란 갈색과 짙은 갈색의 큰 무늬가 있다.

꽃은 6~7월에 새로 나는 햇가지의 아래쪽 잎 달리는 자리에 흰색으로 핀다.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나온다. 꽃받침잎은 둥글며 융 같은 잔털이 있다.

동악산 숲에 들어서며 통으로 떨어진 꽃이 유독 눈에 띄었는데 동네 뒷산에서 떨어진 꽃 무더기로 다시 만났다. 배롱나무, 때죽나무, 굴참나무와 함께 만나면 꼭 만지며 나무가 전하는 그 느낌을 마음에 담는 나무다.

올해는 지리산과 가야산을 돌아오는 동안 심심찮게 보이던 꽃을 다시 가로수로 심어진 나무로 만났다. 올 봄 내 뜰에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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