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을 맺어주느라 밤이 젖도록 비가 내린다. 봄비라서 더없이 부드럽고 봄비라서 한없이 촉촉하다. 봄비가 가진 생명의 힘은 여기로부터 출발한다. 단 한번 허락한 품이지만 파고드는 봄비의 영역은 깊고도 넓다.


가던 걸음이 멈추고 주저앉아 땅 위에 쌓여 반짝이는 하늘 마음과 눈맞춤 한다. 뒤늦은 거부의 마음짓은 어둠 속으로 빛이 스며듬과도 같이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스스로의 형체를 소멸하며 빛과 어둠이 서로를 품에 안고 허물어지는 곳마다 방울방울 향기로운 꽃이 피어난다. 봄 밤에 애를 쓰며 비가 내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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