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의 시간을 살아늦었다. 꽃은 해의 시간을 살고 나는 달의 시간을 살아 서로 겹지는 때를 오래 마주하지 못한다. 일년에 한번 그 때를 맞춰 은근한 향기에 눈맞출 수 있음에 고마움을 전한다.
당신이 가신 그날 이후 빈 마을 지키는 것은 마을 앞 민주엽나무와 뒷등 애기동백의 향기다. 떠나신 그날 처럼 눈은 내리지 않고 봄기운 마냥 따스함이 머문다.
달의 시간을 살다 늦은 이의 마음을 아는듯 남은 한송이 꽃에 향기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