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등 바라보기
늦은 가을날, 오후 4시 30분을 넘어선 햇살을 등진다. 낯선 그림자가 제 길이를 주체하지 못하고 멀뚱하게 서 있다. 당황한 속내를 진정시키느라 붙잡힌 걸음이 불러온 어색한 순간이다.

스스로에게 등을 보여주는 일이 이토록 어색한 것일까. 제 것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는 익숙한 것이 제 자신에게는 지극히 낯설다는 예기치 못한 감정이 당혹감으로 다가온다. 문득, 눈맞춤하는 거울 속 이방인을 만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가끔은 스스로에게도 등을 내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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