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거리며 비가 내린다. 그것도 하루 종일 같은 속도 같은 무게다. 숨 쉴 틈도 없이 내리는 비는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 걸까.

내린 비가 모두 쌓이면 그곳에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멀어졌거나 떠났거나 잊혀졌을지도 모를 그 사람에게로 다리를 놓고자 가을이 애를 쓰는 흔적이 이처럼 비로 쌓이고 있다. 잠시든 꽤 오랫동안이든 아니면 제법 긴 시간을 건너온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음의 틈을 메우기에 가을처럼 좋은 때도 없다. 그래서 가을날 내리는 비는 지는 낙엽과 낙엽과 더불어 휑한 가슴과 가슴에 온기가 필요함을 느끼게하는 적절한 방편 중 하나다. 

이 모든 것을 인정하더라도 오늘 내리고 있는 비는 과하다. 하여 하늘로만 향하던 나무를 거꾸로 세운다. 그것도 모자라 쌓인 빗물에 가뒀다.

괜히 나무만 힘들게 되었다. 다 가을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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