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동주 전 시집 - 윤동주 100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이름, 윤동주
윤동주, 그 이름만으로도 닿을 수 없는 아득함이다. 가장 친숙한 이름 중 하나이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오는 사람이자 시인이다. 시인이 살았던 시대와 그 시대를 넘고자 했던 마음이 오롯히 담겨진 시를 통해 알게 된 배경이 이름만 떠올려도 아득함으로 다가오는 정서에 한몫을 하는 것이리라.
윤동주(1917년 12월 30일 - 1945년 2월 16일) 탄생 100주년 기념하여 ‘윤동주 100년 포럼’에서 윤동주의 전체 작품 124편과 윤동주를 기렸던 글을 모아 한권으로 담았다. 여기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의 초판, 증보판과 마지막 증보판으로 발간된 정음사 최종판에서 더 찾아낸 작품을 망라한 것으로 ‘윤동주 전 시집’으로 발간된 것이다.
“이제 나는 곧 종시를 바꿔애 한다. 하나 내 차에도 신경행, 북경행, 남경행을 달고 싶다. 세계일주행이라고 달고 싶다. 아니 그보다도 진정한 내 고향이 있다면 고향행을 달겠다. 도착 하여야 할 시대의 정거장이 있다면 더 좋다.”
윤동주의 ‘종시(終始)’라는 산문 마지막 문장이다. 이국땅에서 태어나 조국의 품을 그리워하며 이곳저곳으로 떠돌던 자신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면서도 이내 시대를 온몸으로 건너고자 하는 의지까지 읽을 수 있는 구절이 아닌가 싶다. 이는 익히 잘 알려진 여려 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점이지만 속내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산문 속에서 만나니 더 진솔함으로 다가온다.
“동주는 외미내미(外美內美)의 인간이다. 그의 시가 아름답듯이 그의 인간도 아름답고, 그의 용모가 단정우미(端正優美)하듯이 그의 마음도 지극히 아름답다.”
장덕순의 ‘인간 윤동주’라는 글에서 윤동주를 언급한 묘사다. 이처럼 백철, 박두진, 문익환, 장덕순 등의 글을 통해 그동안 어쩌면 ‘민족시인’이라는 한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만나왔던 윤동주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게 되었다.
윤동주를 만나는 특별한 기회다. ‘윤동주 전 시집’은 그가 남긴 시 뿐만 아니라 산문을 비롯하여 윤동주의 작품 전체를 한 권에 담았다는 것과 더불어 윤동주를 위해 쓰여진 서문과 후기와 발문 등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특히 동시대를 살았으며 지금 시대의 사람들에게 친숙한 문익환 목사나 장덕순과 같은 사람들에 의해 이야기되는 윤동주의 삶에 대한 전언은 윤동주를 먼 역사 속의 사람으로만 가두어 두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더욱 더 특별한 만남이 된다고 할 수 있다.한발 나아가 이념대립이라는 저간의 상황 속에서 타의에 의해 우리들의 기억 속에 잊혀졌던 정지용, 유영,강처중 등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윤동주를 매개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