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래난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 야산 무덤가나 잔디가 자라는 숲속 오솔길을 기웃거리는 이유가 있다. 한층 키를 키운 풀 속에서 우뚝 솟아 올라 연분홍의 꽃을 피우는 녀석을 보기 위해서다. 얼마나 다행인가 지난해 보았던 그자리에 그모습으로 다시 피었다.


묘한 모습이다. 실타래 같은 줄기를 따라 줄줄이 꽃이 핀다. 나사처럼 꼬여 있는 줄기를 따라 빙빙 꼬여서 꽃이 피는 모습에서 타래난초라는 이름을 얻었다. 자잘한 연분홍색 꽃이 줄기에 나사 모양으로 꼬인 채 옆을 바라보며 달린다. 간혹 하얀색의 꽃이 피는 경우도 있다.


타래가 꼬인 모습도 각기 다르고 꽃의 모양도 신비롭기만 하다. 허리를 숙이고 하나하나 눈맞춤하는 그 즐거움은 누려본 이들만이 가지는 행복이다.


남의 무덤가를 서성이게 하는 꽃이다. 하여 다른 사람들의 이상한 눈총을 받게도 하지만 이 꽃이 주는 매력이 그런 눈총쯤이야 그냥 넘어갈 수 있다. '추억소리'라는 꽃말은 이렇게 낯선 사람이라도 불러들이는 힘에서 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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