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죽나무'
초록이 짙어지는 숲을 은은한 향기로 가득 채워가는 나무다. 무수히 달고 있는 꽃은 고개를 아래로만 향한다. 과한듯 보이는 꽃들이기에 향기를 팔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듯이 유유자적이다.


봄이 전하는 마지막 선물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만발한 꽃그늘 아래 서고야 만다. 넉넉한 향기는 눈으로 보일듯이 가깝고, 하얀색이어서 더 고운 꽃잎은 코끝을 스치며 환하게 빛난다. 꽃이 피기전 꽃봉우리와 꽃 진 후 맺힌 열매가 닮은 것도 독특하다.


나무가 지닌 독성으로 물고기가 떼로 죽어서인지 까까머리 중이 떼로 지나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을 얻었다고 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떼로 모여 피는 모습이 풍성함으로 보는 맛을 더한다.


제주도에서는 옛날 때죽나무 가지로 빗물을 받았는데 이 참받음물은 오래 간직해도 썩지도 않고 물맛도 좋았다고 한다. 하얀 꽃과 앙증맞은 열매가 무더기로 열리는 나무 자체의 매력으로 정원수로 심기도 한다.


이쁜 꽃을 많이도 달았으면서 스스로를 뽐내지 않고 다소곳이 고개숙이인 모습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겸손'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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