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비싸리'
계절이 여름으로 옮겨가는 숲에는 특유의 빛이 있다. 초록이 짙어져 무게를 더하고 그 사이로 파고드는 햇빛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색의 향연이 그것이다. 여름으로 건너가기 위해 분주한 숲에서 유독 땅 가까이에서 빛나는 식물들이 있어 허리를 숙여 눈맞춤 한다.


연자주색의 꽃이 햇살을 머금었다. 붉은 것이 더 붉어져 자태를 뽑낸다. 가녀리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식물이다. 햇볕이 잘드는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는 식물이다.


싸리 닮은 것이 땅 가까이 자란다고 해서 땅비싸리일까. 다양한 싸리 종류 중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 이렇게 부지런한 이유는 키큰 식물들이 자라 햇살을 막아버리기 전에 씨앗을 맺기 위함이라고 하니 안쓰럽기도 하다.


볕이 좋은 날 하루를 마무리하는 햇살에 드러낸 땅비싸리의 붉은 속내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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