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뜰을 마련하고 고르고 골라 나무를 심었다. 여러 나무들 중에서 특별히 마음을 더 쓴 나무가 회화나무와 이팝나무다. 무럭무럭 성장하여 어느덧 그 나무의 생애 첫 꽃을 피웠다. 다소 엉성하지만 첫 꽃을 피워낸 그 생명의 힘을 아침이면 나무 곁에 서서 가만히 떠올려 본다.


어느 5월, 어버이날 무렵 고향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전남 화순읍내의 가로수로 만났던 여리디여린 순백의 이팝나무 꽃이 내내 가슴에 남았었는지도 모른다. 고향과 부모님을 향한 어쩌지 못하는 무거운 심사가 그 꽃에 투영되었으리라 짐작만 한다. 그것이 이팝나무를 뜰의 중앙에 심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李씨의 밥'이란 의미로 조선왕조 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비로소 이씨인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여 쌀밥을 '이밥'이라고 했던 것에서 유래했던, '입하立夏' 때 핀다는 의미로 '입하나무'로 불리다가 '이팝나무'로 변한 것인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이팝나무에 담긴 정서에서 애잔함을 읽는다.


'꽃이 많이 피고 오래가는' 정도에 따라 한해 농사를 예측했다는 나무의 꽃이 하얀 쌀밥으로 보였다는 것이 풍성하게 핀 꽃을 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천연기념물 307호로 지정된 경남 김해시 주촌면 천곡리 신천리에 있는 이팝나무 곁에 서 보고 싶은 마음이다.


쌀밥을 알지 못하는 서양인의 눈에는 눈꽃나무로 보였다고 하는 아팝나무는 '영원한 사랑', '자기 향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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