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흔하게 볼 수 있어 정을 쌓아갔던 것들이 사라져간다. 때되면 피고지며 사람들 이웃에서 함께 있던 그 때를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으로 바뀌어 간다. 누구 탓할 것도 없이 나와 우리 모두에게 안타까운 일이다.
이곳 저곳 발품팔며 꽃보러 다니는 몇년 사이에 못 보다가 올해 집 가까운 무덤가에서 딱 한개체 마주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꽃 피고 지는 동안 몇차례나 눈맞춤 했다. 사람 손 타지 말고 다음해에도 볼 수 있길 기원한다.
양지바른 곳, 무덤가에 흔하게 볼 수 있던 할미꽃이다. 집주인이 옛기억이 꽃집에서 구해 뜰 한쪽에 심게 했나 보다. 그 정성이 깃들어 해마다 때를 놓치지 않고 피었다.
양지바른 무덤가에 보송보송한 털로 감싸고 빠알간 꽃을 피운 할미꽃을 보노라면 누구에게나 그렇듯 할미꽃은 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올해는 내게 유별나게 더 친근했던 할머니를 생각하며 할미꽃을 얻어다 심었다. 꽃을 나눠준 이의 마음까지 더하여 꼭 다시 피어나길 기다린다.
손녀를 찾아가다 쓰러져 죽은다음 할머니의 꼬부라진 허리처럼 꽃대가 구부러진 꽃으로 피었다는 전설처럼 '슬픔', '추억'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