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버리지 못한 비의 여운이 짙게 남아 있다. 흩뿌연 하늘은 사뭇 비장함마져 보이지만 그 속내엔 슬그머니 봄 빛을 내비친다.
봄
사월은 게으른 표범처럼
인제사 잠이 깼다.
눈이 부시다
가려웁다
소름친다
등을 살린다
주춤거린다
성큼 겨울을 뛰어 넘는다.
*김기림의 시 '봄'이다. 곧 핏빛 붉음으로 다가올 사월이지만 언젠가부터 멈춰버린 시간은 좀처럼 흐르지 못하고 가슴에 멍울만 남겼다.
3월 끝자락에 숲에 들어 올려다본 하늘이다. 봄을 노래한다는 '히어리'가 피어난다. 어디에 저리 귀한 색을 숨겨 두었다가 알알이 내 놓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색과 모양이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월, 봄의 빛으로 물들어갈 숲에서 멈춘 시간을 흐르게할 무엇이라도 찾을 수 있길 소망한다.
봄이 시작된 어느날, 웃비인가 싶더니 는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