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지음, 백선제 그림 / 문학세계사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봄맞이 벗으로 시 한 편 챙기자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전해지는 온기를 마음이 먼저 알아보는 때다몸보다 마음이 앞선다는 말이기에 몸과 마음의 간격만큼 서툴고 어설픈 것이 봄맞이다몸은 아직 깊은 겨울의 마지막 자락을 붙잡고 꼼짝하기 싫어하는 반면에 마음은 조그만 바람에도 이미 꽃놀이를 나설 준비를 마쳤다이 어설픈 봄맞이에 사람들은 매번 들썩이며 봄을 앓는다삶의 봄 또한 다르지 않다.

 

여기저기서 꽃소식이 들려온다봄은 꽃소식과 함께 시작되며 남쪽에서 북쪽으로 공간 이동을 한다그 절정은 아마도 매화와 산수유로 시작하여 벚꽃이 만개했을 때가 아닌가 한다이렇게 가슴에 꽃향기 담는 봄에 마음자리에도 꽃과 같은 향기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꽃 보러 나들이 다니며 봄을 맞이하고픈 마음에 봄의 정서를 담은 시 한편 기억한다면 더 없이 훌륭한 봄맞이가 되지 않을까?

 

그런 봄맞이에 안성맞춤인 시가 있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라는 싯구가 포함된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는 김종해 시인의 시다.

 

김종해 시인은 "등단한 지 54년째 봄을 앞두고봄을 기다렸던 그 기간 동안사람의 몸으로 부딪혔던 온갖 열정과 감성슬픔과 눈물고통과 위안이 담긴 서정시들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내가 쓴 서정시 33을 스스로 골라새로운 시집으로 엮었다고 밝힌다.

 

시집 그대 앞에 봄이 있다에는 네 가지 분류기준에 의해 선별된 시들이 묶여 있지만 읽는 이들에게 모두 아름다운 감정이 솟아나게 하는 시라는 공통점이 있다한 편 한 편 읽어갈 때마다 시인의 감성과 맞닿아 있는 지점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김종해 시인의 시는 이처럼 공감의 포인트가 많기에 널리 읽히고 더 친숙하게 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만물이 꽃으로 필 때이고피어날 준비로 분주할 때이다꽃이 스스로 자신의 속내를 열어 보이는 것은 세상과 나눌 수 있는 무엇을 내보내고 결실을 맺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기도하다사람도 봄을 맞이하는 마음이 꽃이 피어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그 오묘한 감정놀음에 온기로 곁을 함께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면 봄은 그야말로 희망을 맞이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 편의 시와 함께 다가오는 봄피는 꽃 보며 나도 꽃으로 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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