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간힘을 쓰는건지 겨울 끝자락 바람끝이 매섭다. 한껏 웅크린 몸을 남쪽으로 난 벽에 기대어 볕바라기하며 겨우 어께를 편다. 가고 오는 것들이 몸으로 스치는 때가 탈나기 십상이라더니 딱 오늘이 그렇다.
이 와중에 막바지 겨울에 대한 무슨 아쉬움이 남았을까. 겨울 산행에서 만난 겨울 특유의 빛과 색을 떠올려 본다. 이 아득하도록 깊고도 고요한 푸른빛이 내가 기억하는 겨울색의 으뜸이다. 올 겨울 두번째 회문산 정상 큰지붕에서 마주한 이 모습은 뇌리에 각인되어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심술쟁이 겨울바람도 봄볕을 이기지는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