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분분' 바람따라 눈발 흩날린다. 코앞 정월 보름을 내다보는 오늘 하루가 볕 좋은 때도 있고, 심란한 바람에 어지럽기도 하다. 그 사이사이에 난분분 날리는 눈발에 마음도 덩달아 오락가락 뛰어다닌다.
매화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직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필 동 말 동 하여라.
*평양 기생 매화의 작품으로 알려진 시조다. 지금이 매화 꽃잎이 필 동 말 동 하는 딱 그 때다. 입춘 지났다고 춘설이라 우기지도 못하는 눈이 흩날린다. 거센 바람 앞에 잔뜩 움츠러드는 몸이다.
저 건너 산기슭 매화는 이 눈발에 아직 다 채우지 못한 향기를 꽃잎 사이사이에 담을 것이기에 모른척 곁눈질만 하고 말았다. 꽃잎 열리는 날 그 향기도 난분분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