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매探梅' 4
촉촉하게 비가 내린다. 입춘 지났으니 봄비라 우겨도 될 것이지만 차가움은 여전하다. 언 땅 녹이며 파고들고 나무 가지마다 물 오르는 소리 들리는 듯도 하다.

춘우春雨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草芽多小生초아다소생

봄비 가늘게 내려 방울지지 않더니
밤 되니 희미한 빗소리 들리네
눈 녹아 남쪽 시냇물이 불어나니
봄풀의 싹이 얼마나 많이 돋아 났을까

*고려 사람 정몽주의 시 '춘우春雨'다. 봄비는 약비라 했다. 잠자던 모든 생명을 깨우고 힘차게 펼쳐질 봄날의 향연을 준비하는 봄비다.

뜰 가운데 꽃망울 머금은 매화가지에 물오른듯 생기가 돈다. 봄 기운 전하는 빗방울 품고 더 짙어질 향기를 건낼 꽃피는 그날을 기다린다.

비가 전하는 생명의 뜻을 품은 땅의 기운이 마음에 꽃으로 피어날 그때가 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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