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나무'
굵은 가시로 무장하고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 하여 빨리 키을 키워 높이 올라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억센가시와 연녹색의 새순으로 기억되는 나무다. 유독 빨리 자란다. 억센 가시로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한다. 자구지책이지만 새순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른봄 넓고 푸른 잎이 주는 알싸한 맛에 봄이면 나무 곁을 서성이며 틈을 노리다가 어느순간 툭 꺾인다. 특유의 맛과 향으로 식도락가들이 아니라도 좋아한다. 음나무는 올해도 키을 키우기는 틀렸나 보다.


험상궂은 가시가 돋아 있는 음나무 가지는 시각적으로 귀신이 싫어한다고 생각한 옛사람들은 음나무를 대문 옆에 심어두거나, 가시 많은 가지를 특별히 골라 문설주나 대문 위에 가로로 걸쳐 두어 잡귀를 쫓아내고자 했다.


꽃은 더운 여름날 가지 끝마다 모여 연노랑 꽃이 무리를 이루어 핀다. 가을 단풍이 드는 커다란 잎도 볼만하다. 경상남도 창원시 동읍 신방리 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4호,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의 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6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가시가 엄嚴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엄나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국가식물표준목록에는 음나무로 등록되어 있어 음나무로 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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