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쏟고난 하늘엔 별들이 총총하고 푸르고 깊은 밤이 아득히 멀어 보인다. 바람도 잠든 한밤중 뜬금없이 울리는 풍경소리에 그리운님 소식인양 서둘러 격자문 열고 토방 아래 내려섰다.

눈 길을 따라 뜰을 지나 골목 끝 가로등 아래서 섰다. 봄부터 가을까지 할머니들의 놀이터인 채마밭 너머로 밤은 깊어가는줄 모른다. 여전히 잠들지 못하는 산등성이 너머를 향하는 발길을 억지로 붙잡고 돌아서는 등굽은 내그림자가 유난히 짧아 보인다.

뎅그렁ᆢ.
눈빛에 놀란 처마밑 풍경이 스스로 울리는 밤이 사뭇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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