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사 가는 길'
오랜 기억을 되짚어 그 길을 걷고 싶었다. 다산이 혜장선사와 유불儒佛의 틀에서 벗어난 마음을 나누었던 길이고, 바다를 건너온 제주도 봄볕이 붉디붉은 그 마음을 동백으로 피었던 길이다.


"한 세월 앞서
초당 선비가 갔던 길
뒷숲을 질러 백련사 법당까지 그 소롯길 걸어 보셨나요
생꽃으로 뚝뚝 모가지 째 지천으로 깔린 꽃송아리들
함부로 밟을 수 없었음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송수권의 시 '백련사 동백꽃' 중 일부다. 모가지째 떨구는 동백은 아직 피지 않았다. 게으른 탐방객에게 한꺼번에 다 보여줄 때가 아닌 것이리라.


뱩련사 아름드리 동백나무숲 푸른 그늘은 시린 정신으로 열반의 문을 열었던 선사들의 넋도, 남도땅 끝자락까지 봄마중 온 이들의 상처투성이로 붉어진 마음도 품었을 것이다.


하여, 백련사 동백숲에 들 요량이라면 세상과 스스로를 향해 갑옷으로 무장했던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고 동백의 그 핏빛 붉음으로 물들일 준비를 마쳐야 하리라.


봄이 깊어질 무렵 그 동백꽃 "생꽃으로 뚝뚝 모가지 째 지천으로 깔린 꽃송아리들" 보러 다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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