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도 볕 잘드는 나무 아래
앉아 있을 것이다
누군가 곁을 서성이며
물어올 것이다
젊은이가 부러운가요
그야, 물론이지
그러면 다시 한번 사시겠습니까
아, 그건 아니고
지금 이 볕으로 괜찮아"
*하상만의 '볕 잘 드는 나무'라는 시의 일부다. "지금 이 볕으로 괜찮아"라는 시어가 전하는 울림이 묵직하게 스며든다.
잎을 모두 내려놓은 나무나 생의 막바지를 느긋하게 맞이하는 할아버지는 다른 이름의 하나다. 제 그늘로 파고드는 이들을 넉넉히 품을 줄 아는 넓이와 깊이를 가졌다.
수고로움으로 하루를 지나온 해가 서산을 넘기 전 가픈 숨을 몰아쉰다. 그 볕을 고스란히 받아 안은 홍송의 붉은 수피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꼼짝을 못하고 있다. 스스로를 품는 위안이자 자족으로 읽힌다.
"지금 이 볕으로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