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버리라고
온밤 내 욕설처럼 눈이 내린다"
류근은 그의 시 '폭설'에서 떠난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버리라고 욕설처럼 눈이 내린다고 하지만 그게 다 떠나보낼 수 없는 그대를 향한 간절함이란걸 안다. 이와는 반대로 나는 내게 와야할 이에 대한 기다림으로 읽는다.
밤사이 눈이 더디게 왔다. 더딘 눈에도 그보다 더 더디고 더딘 그대 걸음걸이에 지나온 발자국 이미 지워져 버렸다. 그대는 그대의 걸음걸이로 오는데 기다림에 지친이의 마음 탓이다.
기다림의 조급함과는 상관없이 내게 온 더딘 그대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이것으로 다 된 것이다. 마지막 발자국 눈 속에 묻히기 전에 내게 닿아서 지워진 발자국 다 잊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