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트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신경림의 시전집2 "쓰러진 자의 꿈"에 실린 시 '나목裸木'의 일부다.
안개가 제 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멈춰선 시간, 바쁜 출근길임에도 기어이 차를 세우고 만다. 20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어온 느티나무 한그루 우연히 같은 시간대를 사는 인연으로 아침저녁 눈맞춤을 한다.
나무는 맨몸으로 이 거친 시간을 견디는 일을 나이테로 켜켜이 쌓아갈 것이다. 알고 있을까. 사계절 눈으로, 손으로, 마음으로 곁을 서성이며 기대어 마주한 시간이 있어 이제 조금은 더 헐거워진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시간을 앞질러가기라도 하듯 달리는 차를 멈춘다. 이 짧은 멈춤을 할 수 있는 내가 좋다. 다 그대 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