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데서 바람 불어 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굳이 정호승의 '풍경 달다'라는 시를 떠올리지 않아도 좋다. 깊어가는 밤, 타박했던 겨울비 그치고 이내 바람이 분다. 서재 처마끝에 달린 풍경이 바람따라 흔들거리며 맑고 청아한 소리로 부른다. 혹 그믐달 비출까 싶어 격자문 열고 토방을 내려서는 찰라 쨍그랑 한번 더 풍경 소리 들린다. 서둘러 서툰마음에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경종을 울리나 보다. 별 두개뿐인 하늘 한번 처다보고 쫒기듯이 격자문 걸어닫고 이내 방으로 들어왔다.

가물거리는 꿈 속 인듯 가만히 풍경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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