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은 '만수산 드렁칡'처럼 얽혀서 사이좋게 살지 않는다. 어느 곳이든 일단 자리를 잡으면 대상을 구분하지 않고 감아 순식간에 점령해버린다. 결코 양보라는 것이 없다. 공생共生이라는 숲의 질서를 망가뜨리는 주범이 바로 칡이다. 하여, 이른바 '칡과의 전쟁' 중이다.
그렇더라도 칡은 사람들의 일상에 고마운 식물이었다. 뿌리, 줄기, 잎, 꽃 모두 요긴하게 쓰였다. 갈근葛根이라 불리는 칡뿌리는 흉년에 부족한 전분을 공급하는 대용식이었으며, 질긴 껍질을 가진 칡 줄기는 삼태기를 비롯한 생활용구로 널리 이용되었고, 크게는 다리와 배를 만들고 성을 쌓은 데도 활용되기도 했다.
꽃은 7~9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자루에 홍자색 꽃이 많이 달려 피는데 큰 꽃잎의 가운데 부분은 황색이다. 꽃에서 칡뿌리의 향긋한 냄새가 난다.
일이나 인간관계가 까다롭게 뒤얽혀 풀기 어려운 상태를 가리키는 말 '갈등葛藤'은 칡과 등나무가 까다롭게 뒤엉켜 있는 상태에서 온 말이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관계가 어긋나기 마련이다. 까다롭게 뒤얽혀 대상을 힘들게하는 모습에서 연유한 듯 '사랑의 한숨'이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