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서재 책장을 둘러보는 사람들 중 조심스럽게 책을 빌려보기를 청하는 경우가 있다. 기꺼이 응하지만 돌아오리란 기대는 크지 않다. 그렇게 책을 빌려간 분이 책을 돌려주며 책 사이에 담아온 물건이다.

잘 다듬어진 나무의 결이 살아있다. 얇고 매끄럽고 단단하다. 가볍고 부드러워 손에 착 감겨든다.

하여, 책을 읽는 동안 손에서 떠나지 않은 놀잇감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책갈피를 만나봤지만 이렇게 마음이 가는 책갈피를 만난적이 없다.

완물상지玩物喪志라고 했던가. 쓸 데 없는 물건을 가지고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소중한 자기의 의지를 잃는다는 뜻이다. 상지喪志하지는 말자.

썩 마음에 드는 완물玩物 하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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