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일'
부드럽다. 막 피어나는 꽃처럼 은근함이 베어난다. 무심하게 바라보는 표정이 애써 마음낸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듯 천진난만이다. 허나, 가슴에 박아둔 커다란 멍애는 무엇이란 말이냐.

대상에서 형상을 불러내 눈앞에 세우는 것, 이것은 바라보는 이의 마음자리가 드러나는 일이며, 자르고 깎고 다듬는 손길이 시간을 겹으로 쌓아온 나무의 그것과 눈맞춤하는 일이다.

돌을 앞에 둔 석공은 돌 속에 감춰진 마음을 깨워 형상으로 나타낸다고들 한다. 나무를 만지는 목수 또한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될법한 말인가. 다 제 마음 속 간절함을 돌이나 나무에 투영시켜 형상으로 다듬어 내는 것이지.

사람과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 마음 속 간절함을 상대에게서 찾고, 그렇게 찾은 그것을 깨워 함께 나누며 더 밝게 빛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사람 관계의 근본일 것이다. 

저절로 피어나는 미소는 억지스러움을 넘어선 마음자리의 자연스러움이다. 간절함을 담아 나무를 다루었을 거친 손길과 서툰 마음이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화가는 그림으로 작가는 글로 음악가는 곡과 연주로 자신의 본래 마음자리와 만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 나를 마주할 것인가. 어슴푸레 나무조각의 번지는 미소를 통해 짐작만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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