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어디 임 그리워하는 황진이黃眞伊 뿐이겠는가. 한 해 중 밤이 가장 긴 이 특별한 날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으리라.

하여, 벽사의 의미가 깃든 팥죽을 쑤어 먹었다. 팥의 붉은색으로 귀신을 내쫓고 또는 예방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또한, 긴밤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 조상들은 추야장秋夜長 또는 동짓달 긴긴밤이라 해서 놀이 등을 통하여 긴밤을 보내기도 하였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세시풍속이지만, 어린시절 차가운 겨울밤 새알심이 든 동지죽을 동치미에 곁들여 먹던 그 추억을 더듬어 본다. 점심때 미처 함께하지 못했다면 저녁에라도 새알심 듬북 들어간 따뜻한 동지팥죽 챙겨보자.

하늘이 어두워지고 빗방울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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