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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 하늘로 보내는 마지막 인사
김서윤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6년 11월
평점 :
무엇으로 기억될까?
죽음을 담보하고 사는 것이 모든 생명의 순리다. 하지만, 그 일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잊어먹는다. 하여, 예기치 못한 순간에 허망하게 다가오는 것이라서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때론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일상을 함께하거나 마음을 나누었던 사람들의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슬픔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을 있다.
이 책 ‘그대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는 "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우리 조상들의 제문과 애사, 묘비명과 행장들을 모았다. 비록 제문이라고는 하나 이승에서 저승으로 보내는 편지다. 보고 싶은 그리움을 토로하고 함께 했던 지난날들을 추억하며 그동안 이승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소한 일상까지도 꼼꼼하게 적어 보낸 글“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람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살다 죽음을 맞이한다. 이런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죽을 맞이하는 마음을 대표적인 사자성어로 담아내 죽은 자를 향한 산 자의 몫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자식, 부모, 형제,아내, 친구와 여기에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살아생전 자찬묘지명을 더하여 옛사람들의 마음을 살피고 있다.
‘단장지애 斷腸之哀’, ‘할반지통割半之痛’, ‘천붕지통天崩之痛’, ‘고분지탄鼓盆之嘆’, ‘백아절현伯牙絶弦’, ‘비육지탄髀肉之嘆’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 형제를 잃은 고통,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를 애도하는 마음 등, 곁에 있어 좋았던 사람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제문을 모으고 그 제문에서 알 수 있는 사람의 마음자리에 근본을 이야기한다.
저자 김서윤은 “슬픔에서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제문이 죽은 자를 주목하여 산자의 마음을 토로한 것이기에 오로지 죽은 자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슬픔 그 너머의 무엇을 찾고자 한다.죽은 자와의 생전 모습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그리워하는 산자에 마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은근하면서도 폐부를 파고드는 저자의 글솜씨가 좋다.
죽어 무엇으로 기억될까? 어쩌면 사람은 남은 자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방식에 의해 그 사람의 삶이 평가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더도 덜도 말고 살아온 그것으로만 기억되길 바란다.
차가운 겨울밤, 당신이 별 따라 가신지 3년째다. 시간이 겹으로 쌓여도 다가오지 못하는 현실감이 여전한데 언제쯤이나 내 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연히 손에 잡은 책에서 여전히 알 수 없는 내 마음을 활자로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