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가을하늘답다. 볕이 귀한 시절을 보내는 동안 시름에 겨웠던 마음에 위안 삼으나는듯 높고 깊고 푸른 하늘이 열렸다.

억새 하나, 그 하늘이 무색하리만치 한껏 마음을 열어 기지개를 편다. 원래 저 하늘이 제 품인양 포근하게도 안겼다.

2016년 깊은 가을, 유독 휑한 가슴으로 살아야하지만 그 방향도 그 끝도 알 수 없는 허망 속에 갇혀서 절망하기엔 더이상 내놓을 것이 없는 목숨들이다. 그 목숨들이 희망으로 살아갈 길을 열어 푸른하늘에 안긴다.

억새가 안긴 그 하늘을 가슴에 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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