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한복판에 서서ᆢ.
사람의 손길이 머물러 형상을 내었다. 결을 거슬러 나무를 자르고 골을 파는 동안 무엇을 염두에 두었을까? 본래 자신의 모습과 다르다고 사람을 탓하지도 않았을 나무의 속내에서 짐작되는 바가 있기는 하다. 

무엇을 보는가는 결국 보고자하는 사람의 속내가 드러나는 일이기에 나무보다 먼저 그 사람을 보고자 한다. 시간에 노력을 더하는 수고로움이 쌓여 깊이와 넓이를 더하는 것이 사람의 관계다. 함께 걷고 같은 곳을 보며 마음을 더해가는 수고로움이 있어야 비로소 깊고 넓어질 그 길에 함께 설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랫듯이 앞으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무에게 시간이 겹으로 쌓여 자연스러움으로 남았다. 온 것보다 더 많은시간이 걸리겠지만 나무는 자신이 나왔던 세상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다시금 확인한다. 시작된 후 단 한 순간도 그 품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것을ᆢ. 시월의 마지막 날, 가을 한복판에서 그대는 무엇을 보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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