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의 아름다움
남공철 지음, 안순태 옮김 / 태학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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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

남공철南公轍(1760~1840)은 조선 후기 정조순조 때의 문신이다정조에 의해 초계문신에 선임되었으며,또한 패관문체를 일신하려는 정조의 문체반정운동의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박지원박제가이덕무,유득공김조순최북이단전 등과 폭넓게 교유하였으며 불우한 이들을 위하여 전이나 묘지명 짓는 일에 힘썼다문집으로는 금릉집을 비롯하여 고려시대의 인물에 관한 전기집인 '고려명신전'을 비롯하여영웅속고’, ‘영웅재속고’, ‘귀은당집’ 등이 있다.

 

이 책 '작은 것의 아름다움'은 '금릉집'과 '영웅고'에서 가려 뽑아 번역한 것으로 '기이한 사람들이 숨 쉬는 집', '작은 것의 아름다움', '그리움을 달래는 법등으로 구분하여 엮은 책이다.

 

1부 기이한 사람들이 숨 쉬는 집에는 최북의 이야기를 담은 술 좋아하는 화가 이야기’, ‘종이 밖이 모두 물이잖소와 마당발 시인 이단전’. ‘선비가 절개를 지킬 수 없으면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글과 2부 작은 것의 아름다움에는 자신의 일상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한 산문 잡목과 복숭아나무가 함께 자라는 정원’, ‘책 사 모으기’, ‘벗이 귀한 이유등의 글이 3부 그리움을 달래는 법에는 이별의 순간’, ‘아내의 빈 자리’, ‘죽은 친구의 편지’, ‘그림으로 달래는 그리움등의 글이 실려 있다.

 

하늘의 도는 온갖 사물에 두루 은혜를 베풀어서 비나 이슬을 가리지 않고 내리고군자는 남을 두루 사랑하여 다른 사람과 함께 인의 경지를 이룬단다그러므로 태산의 언덕에 소나무와 계수나무가 가죽나무와 상수리나무와 함께 자라고달인의 문하에는 어진이와 어질지 못한 이가 같이 있게 되는 법이지.” (잡목과 복숭아나무가 함께 자라는 정원 중에서)

 

정원에 잡목과 복숭아나무가 함께 있으나 이를 차별하여 관리하는 하인에게 해 주는 말이다남공철의 이 글은 그가 사람을 중시하고 유독 소외된 사람들에게 깊은 애정을 가졌던 이유를 알 수 있게 하는 글이다.

 

남공철은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아오며 수많은 인물들과 교류했던 사람이지만 후대에 잘 알려지진 않았다.그는 특히 소외된 인물을 대상으로 한 글에 심혈을 기울였다그래서 그가 지은 전()이나 묘지명(墓誌銘)에는 사람에 대한 애틋함이 가득 담겼다사람을 귀하게 여겼던 그의 삶이 진솔하게 담긴 글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남공철의 진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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