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曠野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이육사의 시 '광야'의 일부다. 열린 하늘아래 인간이 터를 잡고 살아온 시간이 겹에 겹으로 쌓였것만 기다리는 초인 오지 않았다. 하늘이 스스로를 열어 인간과 빛을 나눈 까닭이 어디에 있을까.

이육사가 초인을 목놓아 부른지도 칠십년이 지났다. 초인은 너무도 멀리 있어 목놓아 부르는 소리만으로도 열린 하늘 그 틈을 메우고도 남는다. 이제는 차라리 하늘 스스로가 열어두었던 틈을 닫아 빛을 거둬가버리기를 빌어야 할까? 

2016년 개천절의 하루가 참으로 더디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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