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재잘거리듯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이른 아침을 맞는다. 이 비로 한층 더 깊어질 가을을 받아들이라는 계절의 예비신호 치고는 빨리도 무거워져 둔탁한 소리로 변했다.

예기치 못한 여분의 시간은 빗소리를 벗삼아 책을 손에 잡아보지만 깨어나기에는 더딘 눈보다는 이미 빗소리에 집중해버린 열린 귀가 먼저인 까닭에 책보기는 진즉 어긋나 버렸다.

마루에 앉아 까만새벽 비가 오는 허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빗소리에 집중한다. 머리를 맑게 해주는 것이 책보다 훨씬 좋은 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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