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잎을 놓아버린 벚나무 아래 가을비와 함께 머문다.

억새도 꽃을 피우고 여우팥, 도둑놈의갈고리, 동부콩, 꽃피운 쑥, 새콩, 매듭풀, 차풀까지 눈을 돌리는 곳마다 꽃이다.

굵어지는 빗방울이 안개를 뚫고 먼 곳의 그리운 소리를 전해준다. 뚝방에 서서 가을비와 눈맞춤하는 동안 더디게 아침을 열었던 그 시간이 빠르게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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