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에서 가을을 본다.
담장안에 갇힌 그리움은 너무도 가혹한 형벌일지도 모르겠디. 담장을 넘어야 꽃을 피운 까닭을 내보일 수 있다는듯 드리운 가지끝에 꽃봉우리를 맺었다.


내년 쯤이나 꽃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여름볕에 하루가 다르게 줄기를 뻗더니 마침내 꽃봉우리를 터트렸다. 지지난해 어린 묘목을 구해다 담장 아래 심어두고 키가 커가는 올해 지지대를 세웠다. 여름 무더위에 쑥쑥 자라더니 여름 끝자락에서야 꽃을 보여준다.


담을 쌓아 스스로를 가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담장 너머로 꽃을 피워 담아둔 속내를 드러내는 것은 아직도 세상을 향한 꿈을 꾸고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다.


담을 넘어온 꽃에 담은 그 꿈과 함께 이미 가을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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