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기다렸던 비인가.
광복절 애타는 마음을 아는듯 시원스럽게도 내린다.

갈라진 콩밭을 보며 애태우는 할머니의 손등에도, 고추 따고 깨 말리는 할아버지 밀집모자 위에도, 도시의 아스팔트 열기를 감당키 어려운 휴가나선 사람들 발등에도, 하늘 향한 나무의 품에도, 차별없이 내린다. 

요란한 소리가 더 반가운 지금 비는 이내 몸으로 파고들어 한낮 송곳같은 햇볕에 찔린 가슴까지 그 시원함으로 적신다.

지금 내리는 이 비는 두루두루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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