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상사화 - 이해인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속에서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 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상사화에 기대어 풀어내는 사람의 마음을 지극하게도 담았다. 시인 이해인의 그 마음이 상사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사화'는 물 빠짐이 좋고 부엽질이 많은 반그늘인 곳이나 양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초봄에 돋아 초여름이면 말라 죽고, 그 뒤에 꽃줄기가 쑥 올라와 분홍빛 꽃이 핀다.
견우와 직녀는 칠월칠석 날 일년에 한번은 만난다지만 상사화의 잎과 꽃은 평생 만나지 못한다. 이별초(離別草)라고도 부르는 상사화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