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를 정하고 돌을 골랐다. 이리저리 돌려보며 생긴 모양대로 하나둘 쌓았다. 쌓은 돌이 높아질수록 더 간절해지는 마음이다. 누구든 무엇을 염원하든 정갈함에서 한마음이다.

소나기를 소리로만 만난다. 여전히 기세등등한 햇볕을 뚫고 구름은 조심스럽게 더딘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고, 그 사이 제풀에 껶인 소나기는 땅에 닿기도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돌을 쌓듯 정성으로 건너온 발걸음, 햇볕 속 구름의 더딘 움직임과 다르지 않다. 돌탑을 품고 있는 그 숲의 기억으로 이 여름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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