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었으므로, 진다'
-글 이산하, 사진 임재천 외, 쌤앤파커스

고등학생 때 시간만나면 터미널로 가서 시외버스에 올랐다. 버스의 종점에 절이 있었다. 그렇게 만난 절의 경내를 기웃거리고 그 절을 품고 있는 숲을 걷는 것이 좋았다. 하루나 한나절 그렇게 보낸 시간은 이후 다시 절을 찾을 때까지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까지 이어져온다.

미황사, 운문사, 관음사, 불일암, 수구암, 은해사, 각연사, 원심원사와 석대암, 길상사, 산방굴사, 봉원사, 부석사, 진관사, 해인사, 정암사, 법흥사, 상원사, 통도사, 봉정암, 송광사, 운주사, 선운사, 화엄사, 보리암, 보문사, 낙산사, 팽목항법당

'한라산'의 시인 이산하가 찾았던 사찰이다. 시인의 눈, 시인의 걸음으로 전국의 산사를 돌아보며 '산과 절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 나는 산사로 떠났다"

'피었으므로, 진다'는 시인 이산하의 '적멸보궁 가는 길' 이후 두번째 산문집이다. 시인의 글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임재천 등의 사진을 함께 담아 사찰을 품고 있는 산과 가고 오는 길 위에서 만난 풍경을 담았다.

시인의 눈으로 만난 절은 시인의 언어로 남았다. '부사와 형용사가 없는 절-불일암', '그리워할 대상이 없어도 그리움이 사무치는 절-부석사', '가장 슬프고 애틋한 절-운주사' 과 같은 묘사는 이산하 시인만의 독특한 시선이리라.

여름 휴가철, 이 책을 손에 들고 사찰의 도량을 기웃대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보다 반가운 사람은 없을 듯하다. 누구를 만나든 이미 벗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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