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은 다 필요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관계로부터 오는 외로움이나 슬픔, 절망, 아픔 등을 감추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때론, 지엄한 생존이 걸린 문제이며 목숨같은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겉모습만 화려한 듯 보이는 꽃이지만 그 꽃은 결코 허장성세虛張聲勢를 부리지 않는다. 안으로 쌓아둔 꿀이 있기에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고, 벌과 나비는 이것을 알기에 꽃으로 모여드는 것이다.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 내실을 기하지 않고 밖으로 화려함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것을 열망하는만큼 청정한 마음자리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며, 그토록 벗어나고자 하는 외로움이나 슬픔, 절망, 아픔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외로움을 감추려고 애써 치장했던 허세를 버리고 나니 청정하고 투명한 마음자리가 이제서야 보인다. 그곳이 그대와 내가 민낯으로 만나 열매를 맺을 인연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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